似而非(사이비)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根本的)으로는 아주 다른 것.
예로부터 좀 만만한 인상이라 도믿걸한테 붙잡히기나 설문조사 하세요 하기 이런거에 잘 붙잡혔다.
지금은 그런요청있으면 쳐다도 안보지만 20대 초반에는 1. 어떻게 거절해야할지몰라서 2. 과연 이사람이 무슨얘기를 할지 궁금해서 3. 말걸어준언니가 예뻐서 등 여러가지 사유로 해달라는 대로 잘 해줬다.
대충 루트가 이러함
대학생을/성인을/어쩌고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하는데 참여해주세요 -> 멘토링/직업어쩌고 관련해서 얘기 더 나누고 싶은데 다음에 만날수있을까요?
나 : ㅇㅋ좋아요
그래서 밖에서 만났다.
나는 솔직히 설문조사 어쩌고 < 이거도 사이비 포교방식중에 하나라는걸 몰랐었다. 왜냐면 나는 두번째만남에서 항상 팽을 당했기때문이다. ㅅㅂ 같이 놀자며~ 코로나 이후에 신천지 어쩌고 사이비 어쩌고 얘기가 많이 나오면서야 아~ 그때 그게 그거였구나.. 싶었을뿐이다.
처음은 대학생 때 였는데 솔직히 기억도 잘 안나지만 아마도 대학생전공 어쩌고 관련으로 접근했던거 같고 디자인쪽이었던 언니가 공대멋잇다 어쩌다 했기때문에 좀 으쓱해서 만났던거같다. 번호교환 야무지게 했는데 한번 만나고 연락안줫음ㅠ
두번째는 설문조사는 아니었는데..나는 진짜로 이거를 나~~~~~~~~중에서야 '아 *발 이거 *천지네' 하고 알았기때문에 얘기해본다.
대학교 4학년 방학때 나는 교내 창업보육센터에 있는 업체에서 인턴십을 했다. 완전 소기업이었기때문에 회사 구성원은 사장(늙은남자)/과장(젊은남자)/대리(젊은여자) 이렇게 딱 3명이었고, 나랑 나와같은과였던 케이모씨(남) 둘이 인턴십 학생이었다. 인턴십과정중에 말도많고 탈도많았지만 아무튼 무사히 끝마쳤고 인턴십이 끝나던 주말에 대리님이 고생했다고 밥사주신다고 하길래 쫄래쫄래 나갔다. 나가서 회사얘기 좀 하다가 대리님이
너랑 동갑인 아는 동생이 있는데 그 동생의 친동생이 너랑 같은 전공을 희망하는데 아는 동생은 이쪽으로는 아는게 없어서 그러니 너가 상담해줄수 있겠니?
라고 하셨고
나는 당연히 ㅇㅋ좋아요 갈겼다.(미친거아닐가?)
그래서 약속을 잡았는데 나는 상담할거면 그 아는 동생의 친동생을 만나는게 낫지않나 싶었지만 동갑이라던 아는 동생을 만나서 나름 열심히 얘기를 해줬고(아는동생이 예뻤다ㅎ) 나는 동생이랑 사이가 좀 안좋기때문에 '와 동생을 위해서 이렇게 진로관련얘기를 대신들어준다니 쩐다' 고 생각했을뿐이다. 아무튼 얘랑 열심히 대화하던중에 갑자기 누가 말을 걸었다.
저기 실례하지만 제가 옆에서 들어보니까 진로관련 말씀 나누시고 계신거같아서요. 제가 다문화가정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ㅇㅇ봉사단체 소속인데 요즘 진로관련해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보고 있는중이라 혹시 전공이 어떻게 되시나요?
나 : 아 저 공대인데 제 연락처 가져가시죠(이건 과장이긴하고 실제로는 엄청 망설이다가 앞에 친구가 주길래 줬다. 근데 ㅅㅂ 생각해보면 걔도 한 팬데 샹)
암튼 그 봉사단체 사람이랑 다시 만나서 뭐 이것저것말하다가 봉사활동 할 생각 없냐고 봉사시간준다고 하길래 [대학교 막학기 & 방학때 인턴십으로 학점빼놔서 수업널널 & 이력서에 뭐라도 적을게 필요함] 이었던 나는
아 오키~
해버렸다.ㅎㅎ
그래서 봉사활동이라는게 뭐였냐면 동화책만들기였다. 아니 대체 이게 왜 다문화가정아이들을 위한 진로 상담에 도움을 주는건가 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냥했음. 나는 이런거 그냥 함.
아무튼 봉사활동 인원은 4명이었다. 중간에 1명이 추가되기도 하고 빠지기도 했으나 대충 4명이었음
A : 말걸었던 사람
B : 직업이 따로 있는데 봉사만 도와준댔나? 가물가물함
에이미 : 휴학이었나 취준중인 문과출신 동갑
나 : 아 오키~
처음들어갔을때 딱 저 인원이었고 모여서 하는 말이나 행동하는 방식들이 내 성향과는 전혀 달랐는데, 내가 그당시에 공대뇌에 절여져서 친구들이 "아저씨" 라고 부르는 완전 거칠고 막 행동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아 얘들이 문과라서 이런가보다' 라고 생각만 하고 사람들 얘기할때 엄청 집중하고 있지는 않고 그랬다.(집중했었으면 기억했을텐데 기억이 진짜 안나는거보니 집중안한게 분명함)
그나마 기억나는거는 심리테스트한거,,?ㅎ 내 나이또래들은 한번쯤은 해봤을거라고 장담하는 심리테스트긴한데
이거 그려놓고 도형별로 떠오르는거 그리기 이걸했음.
내가 정확히 뭐그렸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내가 '봉사활동 하자고 해놓고 이건 왜 하고 앉아있는거지?' 싶어서 개 대충그렸던거랑
에이미가 그림설명해주는거 들으면서 가족, 내가보는 나 뭐 이런거 주제에 대해 진짜 찐으로 속마음을 얘기하는 것임. 가족사얘기랑 뭐 왕따얘기랑 그런거 그래서 회피형인 나는 아주 까암짝 놀랐다. '저걸 왜 말하지? 얘들 문과라그런가?' (그때는 MBTI가 유행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연이어서 내차례였는데 내가 종교를 좀 부정적으로 그렸는지 자꾸 캐물어대가지고 "잉? 아닌데요.. 흠 별생각없는데요..아.. 그건 아닌데.. 잘 모르겠어요.. 아 근데 진짜 별생각없는데요.."(속마음 : 있어도 님들한테 왜 말해야함?) 했던게 생각남
그리고 에이미가 ㄹㅇ 오지게 집착했던게 생각남. 그때 당시에는 얘가 친구 많이 없다더니 그래서 사람대하는 법을 모르나? 싶었기도 한데 모르겠음 진짜 물음표 살인마였음.
지금생각하니까 그냥 성향이 안맞는건가 싶기도 한데,, 얘가 계속 카페가자 밥먹자 어쩌자 해가지고 한번 같이 카페를 갔었다. 근데 얘가 나를 친하다고 생각한건지 뭔지 아니면 그냥 그런얘기를 잘 하는건지 아니면 포교방식중에 하나인지 뭔지..ㅋ 진짜 가족사를 계속 말하는거다..
부모님이 이혼하셨는데 어쩌고 아버지는 여자친구가 있으신데 어쩌고.. 엄마는 어떻고 동생은 어떻고.. 나는 지금도 오래된 친구가 아닌 사회생활에서 약간이라도 흠잡힐만한 가족사 말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에이미가 저러는게 진짜 불편하고 싫었다.(본인이 그걸 흠이라고 생각하든 안하든 사회생활에서는 굳이 말할필요 없다고 생각함)
그치만 정적이 더 불편한 사이였기때문에 괜히 동생을 ㅈㄴ까대면서 공감을 유도하면서 말을 주고받았음. 그러나 에이미는 동생과 친한 타입이었다...ㅋ...
아무튼 나는 ㅈㄴ 회피형이라서 남이라고 생각한 사람한테 속마음이나 깊은 가정사 말하는거 진짜 싫은데 자꾸 나도 비밀을 말해줘야한다는 느낌을 받았기때문에 더 불편했다.
이 이후로 카톡도 단답하고 그냥 ㅈㄴ 피했음..ㅋ..
취준할때니까 뭐 시험보러 다니는거도 많았는데 무슨시험봐? 상시시험이야? 어디서봐? 가서 뭐먹어? 어디서 먹었는데? 맛있었어?
나 : 아.........ㅇㅋ.....
아 근데 종교 어쩌고도 말했던거 같은데(왜냐면 나랑 에이미를 제외한 사람들이 다 교회다닌다고 그랬음/그리고 무슨 교회에서 공용으로 쓰라고 둔 공부방? 같은곳에 가서 동화책 회의 하고 그랬음) 내가 저 사람들을 사이비라고 생각안함 & 에이미 물음표 살인마가 제일 스트레스라 그건 논외였음 & 문과라 철학 종교 좋아하나봐ㅎ 싶어서 기억도 안해뒀다.
지금 생각하면 동화책 내용조차도 대체 다문화가정아이들의 진로상담에 도움을 어떻게 준다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저걸 ㅈㄴ 2학기 시작부터 크리스마스때까지 약 4개월동안 했고 날 포섭못한게 레전드. 응 나 불교됨.
동화책 다 만들고 뒤풀이 한다 어쩐다 은차야 시험끝났니? 같이 놀자~ 나 너 선물줄거있어 어쩌고 다 무시했는데 그거 갔으면 뭐가 달라졌을까 궁금하긴하다. 그치만 나는 그냥 그 인간들이랑 성향이 안맞았기때문에 어떻게든 뛰쳐나갔을듯.
아 저 꼬실라면 재미있으시라고요~ 말투부터 맘에 안든다고요~ 노잼이시냐고요~
아무튼 나는 봉사활동 기록 이력서에 야무지게 잘썼고 완전 잊고있었는데 코로나초기에 신*지 사태 터지고 보니까 내가 살던 지역이 거의 신*지 성지 이런지역이었다고 하고 포교방식 막 올라오는데 아는사람의 아는사람의 아는사람의 어쩌고 이렇게 한다는거 보고 아** 저거 내얘기잖아? 했음..ㅎ
그리고 서울로 상경한 나는 롯데월드타워에서 예쁜동갑여자사람의 설문조사를 아무런 의심없이 참여했고 만나서 이것저것 말했고. 그 만남을 끝으로 예동이는 나한테 말 안걸어줬다.
아무튼 특징이라고 할만한게 친해지자고 해놓고 술은 같이 안먹겟대. 왜 나 술좋아하는디ㅠ 봉사활동 기간중에도 밥은 같이 먹어도 술은 진짜 안먹었다. 왜요ㅜ 맥주마셔요 우리ㅠ
결론은 나 이제 불교라 부처님이 지켜주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