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싶으니까 백수 시절 있던 일을 이야기 해볼것이다.
'L' 회사 퇴사 이후 나는 한동안 백수였다.
번아웃이 분명했던게 퇴사 사유 중 하나였으니 휴식이 필요했기도 하고..
'L' 회사를 다니면서 퇴근 후 맥주를 한두캔씩 마시는 것이 습관이었는데 퇴사 이후 습관을 바꿔보고자 제로맥주를 구매했다.
내가 꽂힌 것은 '하이트제로' 였는데 여러가지 제로맥주를 마셔봤지만 그게 제일 입맛에 맞았다.
상큼쌉사래한데 많이 달지않은 탄산이라는 점이 하이트제로가 맥주와는 확연히 다름에도 내가 끌려한 포인트였다.
아무튼 한박스(24캔)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엄청 빠르게 먹어버려가지고(식사때마다 물대신 마셨다ㅎ. 백수였기때문에 집에서 삼시세끼를 다 먹은것이 함정요소ㅎㅎ)
'와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쿠팡에서 2박스를 시켰다.
그리고 이게 내 환장포인트가 되었다.
22년 1월 xx일 낮. 쿠팡에서 주문하신 물건이 배송이되었다는 문자가 왔길래 문앞에 있겠거니.. 하고 신경쓰지않았다.
그러다 저녁 쯤 물건을 들여놔야겠다 싶어서 문을 열어보니까 맥주가 없었다.
뭐지? 싶어서 문자를 다시 확인해보았다.
그리고 배송완료 문자와 함께 온 사진을 보았다.
내 하이트제로 2박스는 'L' 회사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퇴사 전에 회사로 받아봐야하는 물건이 있어서 주소를 바꿔놨던것을..
22년 1월은 내가 퇴사한지 약 한달반 정도 지났을 시점이고 나는 그 사이에 쿠팡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걸 완전히 까먹고 있던 것을..
나는 우선 현실부정을 했다.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가면 뭐 누군가가 처리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아예 잊으려고 했다.
하지만 백수에게 3만원은 소중한 돈이었다. 내가 굳이 먹지않아도 됐지만 아무나가 처리하게 할 수는 없었다.
나는 다행히도 아직 회사에 남아잇던 직장동료가 있었고 정작 회사다닐때는 친하게 지내지 않았음에도 급하게 연락을 했다.
다시 읽는데도 저때의 끔찍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ㅎㅎ
저때는 정말 이 권투하는무지 씨에게 감사할수밖에 없었다.
저거 저렇게 가져오고 권투하는무지 씨한테 감사해서 기프티콘드리느라 만원 더 쓴것도 함정임
이자리를 빌어 아직도 'L'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건투하는 무지씨의 권투를 빈다.